최근 인천 전기차 화재 사고를 계기로 소비자의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전기차를 제조·판매하는 17개 완성차 브랜드가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롤스로이스와 미니도 곧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국토교통부 자동차 리콜센터 누리집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현황’과 각 완성차 브랜드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국내외 브랜드 17곳이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1일 인천 화재사고후 지난 13일 정부가 모든 차량 제조사에 정보를 자발적으로 공개하도록 권고하면서 업체들이 배터리 정보를 알리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단종된 차종을 포함해 총 13종(제네시스 3종 포함)의 배터리 정보를 지난 9일 국내 자동차업계 최초로 공개했다.
현대차 9종은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배터리를, 1종은 중국 CATL 제품을 사용했다. CATL은 현재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기준 1위 업체다. 제네시스 3종은 모두 SK온 배터리를 장착했다.
단종 모델을 포함한 기아의 7종 가운데 5종은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배터리를 사용하며, 나머지 2종은 생산 기간에 따라 이들 두 회사 또는 CATL 제품을 쓴다.
한국GM 쉐보레 2종과 르노코리아 3종 모두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됐다.
KG모빌리티는 2종에 모두 중국 BYD(비야디)의 배터리를 장착했다.
수입차 중 지난 12일 처음으로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한 BMW는 단종 제품을 포함해 전기차 7종 중 4종에 삼성SDI 배터리를 넣었다. 2종은 CATL 배터리를, 나머지 1종은 삼성SDI와 CATL 배터리를 사용했다.
메르세데스-벤츠 7종의 전기차 중 2종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배터리가, 나머지 5종에는 중국 CATL,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됐다. 인천에서 화재가 발생한 EQE와 같은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된 모델은 EQS다. 파라시스는 배터리 업계 10위권 업체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 1종의 전기차에도 CATL 배터리가 들어갔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국내에서 판매 중인 모델 14종에 삼성SDI 또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탑재했다.
볼보 2종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했다. 폴스타는 폴스타2 일부 모델에 LG화학(LG에너지솔루션 분사 이전 생산 제품) 배터리를 장착했고, 나머지에는 CATL 배터리를 썼다.
테슬라도 전날 국토부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공개 대열에 합류했다.
테슬라 ‘모델3’와 ‘모델Y’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일본 파나소닉, CATL 배터리가 탑재됐다. ‘모델X’와 ‘모델S’에는 파나소닉 배터리만 사용됐다.
이외에 렉서스는 유일한 전기차 모델인 RZ450e에 토요타와 파나소닉홀딩스 합작사인 ‘프라임 플래닛 에너지 & 솔루션즈’(PPES)의 제품을 장착했다.
포르쉐는 타이칸 전 모델에 LG에너지솔루션 제품을 썼다. 또 지프와 푸조는 총 3종의 전기차에 모두 CATL 제품을 사용했다.
이날까지 국내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는 주요 완성차 기업은 대부분 배터리 정보를 공개했다. 아직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은 롤스로이스와 미니도 이날 중 배터리 제조사를 알릴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가 어느 나라에서 생산된 건지도 소비자 알권리 차원에서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리튬이온배터리의 열폭주 현상을 막을 기술이나 리튬이온배터리를 대체할 배터리를 개발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